사단법인 민족음악원

ㆍ절묘한 엉킴과 풀림 ‘불꽃 퓨전’ 예산족 (경향신문) 조회수 : 2,346, 2008-10-02 20:07:57
민족음악원
프로젝트 그룹 예산족 8 ~ 9일 예술의전당 공연

ㆍ절묘한 엉킴과 풀림 ‘불꽃 퓨전’ 

드럼과 장구, 피아노와 꽹과리는 어떻게 몸을 섞는가. 프로젝트 그룹 ‘예산족’(藝山族)은 그 ‘섞임’의 진수를 보여준다. 구음(口音)과 비나리의 명인 이광수, 작곡가이자 타악연주자인 박재천과 피아니스트 미연을 비롯해 민족음악원 사물놀이팀으로 이뤄진 그룹. 이 일곱 명이 무대에서 뿜어내는 소리의 엉킴과 풀림은 이른바 ‘퓨전’의 상투성을 단숨에 뛰어넘는다. 그들의 음악에선 때때로 묘한 신기(神氣)마저 느껴진다. 재즈비평가 김현준은 “퓨전의 궁극을 담고 있지만 단순히 퓨전으로만 정의하기엔 그 안에 담긴 세상이 너무 넓다”며 “국악, 재즈, 현대음악이 조화를 이룬 최고의 연주”라는 극찬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연주상’을 수상했던 예산족이 8~9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또 한번 퓨전의 진수를 펼칠 요량이다. 신(神)을 부르는 ‘푸살 구음’으로 공연의 문을 여는 이광수 명인. 그는 ‘예산족’이라는 이름이 독특하다는 질문에, “예술로 산을 이뤄보자는 뜻”이라고 답했다. 음악적 진솔함에 비해 왠지 좀 거창한 설명. 이어진 답변이 오히려 친근했다.

“제 고향이 충남 예산 아닙니까? 저희 연습실이 있는 동네가 예당평야 한복판입니다. 주변에 산이 없어요. 겨울에 눈이라도 내리면 정말 장관이지요. 2년 전 겨울에 여기서 합숙을 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프리재즈 듀오인 박재천과 미연은 부부 아닙니까? 이 두 사람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해요. 거기에 우리 사물놀이 멤버들까지 합세해서 언 손으로 악기를 두드리면서 연습했습니다. 예당평야 바람이 굉장히 차갑거든요. 낡은 난로 하나로 추위를 견뎠지요.”

30년 전 태동했던 사물놀이의 원년멤버인 이광수 명인은 구음과 비나리뿐 아니라 쇠가락에도 달인이다. 그는 그동안 마일스 데이비스, 허비 행콕 같은 재즈 거장들과의 협연은 물론, 국내 재즈 뮤지션들과 어울리는 무대도 잦았다. 아예 ‘예산족’으로 의기 투합한 박재천·미연과도 오래 전부터 숱한 무대를 가진 바 있다. 그렇게 우리 장단과 재즈를 섞어가며 재미있게 ‘놀았다’. 하지만 어느날 불쑥 찾아온 회의. “이건 관객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노라고 했다.

“재즈하는 분들과 즉흥 연주로 숱하게 어울렸죠. 한데 재즈 뮤지션들이 우리 장단을 몸으로 이해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두 음악은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수박 겉핥는 연주가 나오는 경우들이 적지 않았어요. 이러지 말고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재천과 미연은 우리 장단을 확실히 깨닫고 있는, 최고 수준의 프리재즈 연주자들입니다.”

타악연주자 박재천. 원래 전공은 작곡이다. 그는 “대학에서 서양음악을 전공한 후, 전라도 땅을 허겁지겁 헤매며 우리 것을 몸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퓨전에 대한 그의 생각은 다소 추상적으로 들렸지만 곱씹어볼수록 명료했다. 그는 “이질적인 것들의 충돌 속에서 음악이 발전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동안 이 땅에서 벌어진 갖가지 퓨전은 우리의 언어를 포기하고 서양 것을 따라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근의 퓨전음악과 월드뮤직은 그런 면에서 우려스럽지요. 예산족은 각자의 길을 갑니다. 사물은 여전히 사물이고, 프리재즈는 누가 뭐래도 프리재즈의 길을 갑니다. 연주의 처음부터 끝까지, 각자의 에너지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죠.”

박재천은 예산족의 음악을 “서로 다른 에너지의 충돌, 거기서 빚어지는 불꽃”이라고 표현했다. 그걸 위해서 연주자들 각자의 기량이 탁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꼭 예산족이 아니더라도, 이질적 음악의 충돌로 새로운 불꽃을 빚어내기 위해선 멤버 전원의 뛰어난 연주력이 관건이라는 ‘일반론’이었다.

10여년 전부터 ‘프리 뮤지션’으로 해외에서도 이름을 날려온 그의 ‘타악기 세트’는 그 자체로 기묘하다. 일단, 서양의 드럼 세트가 하나의 축을 이룬다. 거기에 징과 소리북, 유기 그릇이 나란히 포진한다. 그뿐 아니라 아프리카 음악에 자주 등장하는 쉐이크류의 타악기, 무당들이 굿을 할 때 흔드는 요령도 한몫을 담당한다.

8~9일 연주회는 크게 세 부분.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 ‘예’(藝), ‘산’(山), ‘족’(族)으로 각각의 파트를 구분했다. 하지만 연주는 1시간20분가량 쉼없이 이어진다. (02)2278-5741

경향신문 퍼옴 <문학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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