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민족음악원

3월 무한정보 칼럼(임존성에 올라) 조회수 : 2,080, 2009-04-30 01:06:46
‘임존성에 올라’

3월 중순, 치열했던 백제의 역사를 상기하며 임존성에 올랐다. 지금부터 약1300여년 전 백제 의자왕이 나당연합군에 항복했을 때, 망국의 설움에 못이겨 복국의 기치를 들고  백제유민들이 항전했던 곳이 임존성이다.

예당 호반 끝자락에서 성 남문으로 올라가는 봉수산 중턱에는 의자왕 시절에 역사된 대련사가 그동안의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이고 있고, 600년 된 느티나무가 산성에 올라오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듯하다. 소박한 사찰의 극락전 너머 정갈한 느낌을 주는 대숲을 뒤로하고 성 남문으로 오르는 길은 쭉 이어지는 소나무숲길로 해토된 땅의 부드러움과 어울려 정신을 맑게 하여 주면서 포근하였다.
“1300여년 전 이곳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당나라의 소정방이 백제를 평정했을 때,  전승 축하연을 하며 당상에 높이 앉아 의자왕과 왕자들로 하여금 술잔을 채워 올리게 하는가 하면은, 군사를 놓아 살인, 방화, 약탈 등 함부로 노략질하므로 왕과 함께 항복했던 흑치상지 장군이 백제군사들을 모아 임존성에 가서 복국전쟁의 기치를 드니 열흘 안팎에 모여든 백제유민이 3만명 이었다.(삼국사기)”
“소정방이 군사를 정비하여 임존성을 쳤으나 이기지 못했고,  백제부흥군은 그 기세를 모아 부근 30여개의 성으로 군세가 커지고, 한 때는 사비성까지 탈환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로써는 직접 나라를 빼앗겨 본 경험은 없지만, 할아버지 때의 일제시대의 아픔과 3.1만세운동, 참혹했던 6.25전쟁, 그리고 지금도 뼈저리게 느껴지는 분단 조국의 현실과 갈라진 민족의 아픔이 절절하여 마음을 생동하는 게 없지 않다. 하물며 망국에 설움에다 적국의 무지막지한 노략질에 백제유민들의 울분이 어떠했으랴. 목숨을 걸고 복국전쟁에 뛰어든 3만여 백제부흥군! 그 의병들이 단숨에 모아졌다니 그 때의 거친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임존성 남문을 거쳐 망루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임존성이 정말 중요한 요충지구나” 절로 느껴진다. 예당호반이 한눈에 들어오고 드넓은 예당평야와 기름진 내포땅이 착실하다. 후대까지 평화롭게 이어져야할 우리네 땅! 백제의 백성들은 신심으로 싸웠으나 지배층들은 백성을 저버리고, 의자왕 말기에는 심하게 분열되어 망국의 길로 갔으며, 임존성 전투를 시작으로 한 복국전쟁도 그 전쟁을 이끌었던 장수들인 복신과 도침, 부여풍이 서로 분란을 일으켜 죽임으로 부흥군의 희망을 꺾어버렸다. 흑치상지는 당나라에 투항하여 당군에서 큰 장수가 되었다고 하나, 자기 백성을 저버린 장수가 어찌 정당화되랴.

마치 능선처럼 흙에 묻힌 성곽을 타면서 오랜 세월의 바람을 느껴본다. 치열했던 당군과의 접전에서 가파른 봉수산 골짜기로는 핏물이 흘렀고, 수없이 죽어간 백제의병들의 애국충정이 아우성으로, 역사의 외침으로 바람을 타고 전해진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조상의 얼!!. 예산인 으로서 긍지를 가지며 1300여년이 지난 지금 임존성에서 다소 숙연해지는 마음으로 역사가 던져주는 교훈을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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